일상의 틈이 되는 어떤 순간, 장소, 존재들에 관한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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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 밥의 유혹
글_이수정(영화감독)
기운이 없을 때 다른 사람이 차려준 밥을 먹고 일어서본 경험이 있다. 정성이 들어간 음식은 내게 가장 큰 유혹자다. 그래서 제철요리전문가 김치님이 틈틈이에 마련한 한달에 한 번 한끼 밥모임을 별일이 없는 한 참여한다. 그 공간에 모이는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마음일 것 같고, 오랜 여성의 연대가 조각보처럼 만들어지는 틈틈이는 언제나 싱그럽다. 색깔로 말하자면 아침 햇살을 받고 있는 풀색. 텃밭을 한다는 짱아의 땀방울이 느껴지는 귀여운 녹색 채소들, 한끼밥을 사이에 두고 만나니 더욱 좋은 오솔과 하리.
5월에도 그녀들이 만들어내는 자기장 틈 안으로 잠시 들어갔다 나왔다. 내가 사는 곳에서는 6호선 전철로 30분, 걸어서는 한시간인 곳. 나는 종종 걷는 길을 선택한다. 아침 햇살 받으며 성미산 둘레길도 살짝 걸어보고 운동기구 앞에 잠시 멈춰 오솔이 매일 하는 듯한 공중걷기도 해본다.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도 그려본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울 때 가치를 따지거나 싸우기 보다는 무가치함을 기꺼이 선택한 사람들… 그런 친구들이 차려준 밥상에서 속이 편해지는 음식을 먹는다는 건 마음이 넉넉해지는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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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마네와 틈틈이의 프로그램과 회원들의 반가운 소식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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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6월 한끼모임 (6/14)
초여름의 일요일, 틈틈이 한끼모임이 열립니다. 제철요리 고수 김치님이 제철 맞은 하지 감자로 입에 착 붙는 옹심이를 만들어주십니다. 매콤한 배추겉절이와 감자샐러드, 시원한 오미자 냉차도 곁들여요. 맛깔나고 든든한 밥한끼 함께하며 더위를 잊어보아요:)
일시|6월 14일 (일) 오후 12시-2시 정원|최대 12명 참가비|1만5천원 > 신청하기
02. 틈틈이 시네마 (6/30)
6월의 틈틈이 시네마에서는 유쾌발랄 다둥이 육아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반칙왕 몽키> 제작진과 만납니다. 주인공 몽키와 황다은, 박홍열 감독이 함께합니다. 영화는 현재 개봉중이니 관람과 응원 보내주세요:)
일 시|2026.6.30. 화 AM 10시-12시 장소|틈틈이 참가비|1만원 (줌마네 회원 무료) > 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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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로니펑키클럽에서의 틈틈이시네마
5월 27일 아침, 틈틈이 시네마는 아주 특별한 장소에서 열렸습니다. 올드팝과 힙합 음악, 레트로 홍대 클럽 감성이 흠뻑 묻어나는 마카로니펑키클럽입니다. 어둑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영화 감상하기에도 안성맞춤! 이곳에서 다섯 편의 영상 <내가 만난 바닷가 작은 마을(최혜숙)> <고인물(박종길)> <5월의 수집(한희경)> <내 고향 신당동,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김은실)>을 함께 리뷰하고 ‘파니 핑크’의 인트로를 보았습니다. 소중히 가꾼 공간을 기꺼이 내주신 최수경님과 영상 공유해 주신 박종길, 김은실, 한희경, 최혜숙님, 그리고 리뷰 함께 해주신 강현구 님 감사합니다. 샷바이샷과 각자의 편집본 리뷰, 그리고 알찬 영화 정보 공유로 채워가는 틈틈이 시네마. 다음 달에 만나요.
입소문 타고 북적북적 5월의 한끼모임
5월 17일 일요일 점심, 뜨거운 초여름 햇살 만큼이나 열기 가득했던 한끼 모임. 김치님의 손맛이 점점 소문이 나는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분들이 틈틈이를 찾아주었어요. 이날의 밥상도 김치님이 직접 담근 장으로 만든 제철음식을 선보였는데요. 연두빛 고운 완두콩 밥에 개운한 오징어뭇국, 들기름 향이 싱그러운 미나리무침, 직접 담근 간장으로 맛을 내 감칠맛 끝내주는 가지조림과 마늘종 장아찌, 여기에 6년 숙성 지리산 된장을 곁들인 배추와 케일쌈까지. 집에서도 자주 먹는 집밥 레시피인데도 왜 이렇게 맛있는지. 두 번 세 번 리필이 기본이었죠.
두 타임으로 나누어 진행된 이날의 밥모임에는 다양한 곳에서 오신 분들이 함께했는데요, 첫 번째 시간에는 아나운서 정용실 님이 참석해 직접 집필한 책 『내면의 작은 방』을 참가자들에게 선물했고, 한 참가자는 즉석에서 이탈리아 가곡을 불러주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시간엔 이제 막 취업을 한 20대 동네 이웃부터 멀리 파주에서 찾아와 준 도시농부 현명님, 첫 영화에 출연한 배우 서우님, 창간 30주년을 맞이한 paper 발행인 정유희님, 지인들과 다시 찾아준 단골 영화감독님과 황혜림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장님까지. 마치 어제 만난 사람들처럼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어요. 주말 오후, 맛있는 밥 한끼 나누며 몸과 마음에 다정함이 충전되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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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의 세 작업자 오솔 하리 짱아가 줌마네와 틈틈이의 근황을 일지형태로 공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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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일 이사준비 중. 도면에 가구 번호 그려서 이삿짐 담당자에게 전달. 여행가방에 귀중품, 문서 따로 챙겼다. 이사 당일 19세 하루가 신경 예민해지지 않게 하려면 어떤 동선과 상황으로 돌봐야 할지 시뮬레이션하고 있음.
0505화 내일이 이사인데, 틈틈이에서 영진위 서류 마감 중. 한밤중에야 집에 갈 듯.
0511월 전에 살던 사람이 창고로 사용하던 미닫이방. 이사 전 집 보러 왔을 땐 짐에 가려서 창이 있는 지도 몰랐는데 치우고 보니 통창 가득, 초록이 가득했다. 초록창 바로 옆에 소파를 놓았다. 그리고 어제, 그토록 찾아 헤메던 마켓엠 원형식탁이 당근에 떴다. 용달을 구해 바로 영입. 생각보다 크고 무거운 식탁이었지만, 거실 가운데에 놓으니 집에 중심이 잡힌 느낌이다. 오늘 낮엔 미닫이방 초록창 옆 소파에 앉아 잠깐 졸았다. 부엌창과 미닫이방 통창을 열어두니 맞바람이 쳤다. 발끝엔 하루가 누워 있었다.
0515금 당근에서 jbl go4 스피커를 3만5천 원에 구입. 신촌역에서 밤 9시에 거래하기로 하고 마을버스를 타고 갔다. 역 입구에 서 있는데 훈남이 다가와 스피커를 건네줬다. 무척 설레는 마음으로 밤골목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왔다.
0519월 엄마, 남동생과 나, 셋이서 5월 18, 19일 양일간 강릉여행. 함께 머문 숙소도 훌륭했고, 엄마는 잘 걷고, 잘 웃고, 음식도 맛있게 드셨다. 해변가 벤치 앉은 엄마와 남동생의 뒷모습을 길게 카메라에 담았다. 셋이 함께 1박 한 첫 여행이었다.
0529금 오랜만에 허리를 삐끗했다. 한의원에 다녀왔는데 오늘 한 번 더 가야 할 것 같다. 새벽에 하루가 많이 울어서 중간에 두세 번 깼다. 요양보호사 학원 수업에서 치매환자들이 공간과 시간 인지력이 떨어져서 많이 불안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배웠다. 하루가 19세니까 사람 나이로 치면 90세가 넘은 셈이다. 하루도 자다 깨서 ‘여긴 어디지? 집사 이 인간이 어디 있지?’ 하며 놀라고 두려워서 우는 것 같다. 예전엔 ‘시끄러! 왜그래!’ 하며 큰소리로 화를 냈는데 요즘엔 조용히 ‘나 여기 있어’ 하며 안심시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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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금 오늘은 메이데이. 주민등록상 생일. 뉴스레터 마감날.
0510일 서오릉텃밭에 갔다. 왜 내 밭만 풀이 무성하게 자라는 걸까. 채소인지, 잡풀인지 구분이 가지 않아 난감.
0518월 짱아가 한끼모임 때 모종을 나눔해주었다. 고추, 오이, 수박참외, 호박 두 포기씩. 뜨거운 햇살을 피해 저녁 즈음에 텃밭에 갔다. 미리 뿌렸던 씨앗 중에는 루꼴라만 무성하게 자라는 중이고, 고수와 비트가 드문드문 보인다. 풀이 더 많다. 과감하게 절반을 밀고 모종을 심었다. 지지대도 세워야 할텐데 이건 다음에.
0521목 사전답사 차 합정 마카로니펑키클럽에 갔다. 5월 틈틈이 시네마가 열리는 곳. 우리를 초대한 수경님이 자꾸 술을 주시는 바람에, 밤늦게 몰래 도망쳐 나왔다. 오랜만에 음주가무로 흥겨웠던 저녁.
0524일 전주에 왔다. 여성생활문화공간 비비협동조합과의 영상 워크숍 첫날.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활동가 기록 프로그램 중이다. 마치 오래 알아온 이들처럼 친숙하고 편안하다.
0530토 처음으로 텃밭에서 루꼴라를 수확해 먹었다. 웃자란 루꼴라는 열무처럼 보였고, 억세고 쓴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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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금 오늘의 할일. 정성껏 밥해 먹기. 부추전 방아전 취나물 눈개승마나물 잎우엉쌈
0503일 어버이날 기념 일박이일 음성여행 이후. 3시간 왕복 이동은 힘들어.
0504월 늦잠 자고 별별밭 갔다가 집에 와서 밥먹고 드라마를 봄. 근데 제목이 뭐였더라? 우리는 모두 자신의 … …
0505화 오늘은 어린이날. 나에겐 정리의 날. 그리고 바다 너머 있는 친구 주희 생일!
0506수 이번엔 모종이다. 심고 심고 또 심고.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두개 밭을 오가며 꽉차게 보냈다.
0508금 찬우물 작은밭에서 돌나물과 어린 방풍잎을 뜯고 로컬푸드에 가서 고기와 두릅을 사 전철을 타고 수유리 엄마네 집으로 갔다. 엄마와 고기를 구워 먹고 돌나물 물김치를 담갔다.
0509토 혼작: 도움이 되는 작물들을 한 이랑에 섞어 짓는 것. 사이좋은 작물들은 워낙 많으니 우선 섞어짓기 하면 안 되는 작물을 기억해 두자. 가지 X 옥수수 : 옥수수의 생육이 나빠짐. 무 X 파 : 파 뿌리가 구불거리고 생육이 나빠짐. 상추 X 부추, 감자 X 오이, 마늘 X 가지도 안 좋은 케이스. 토마토는 오이, 호박 같은 박과와 같이 심으면 힘들어 함.
0511월 몸관리를 잘하자. 하는 듯 마는 듯 하지 말자. 할 때는 집중해서 정성껏. 그게 안 되면 잠시 쉬자.
0516토 한달에 한 번 바람길숲밭 전체 작업 날. 공동으로 돌보는 밭에 다 같이 열매 모종을 심고 두 조로 나누어 한 팀은 돌계단 한 팀은 묵나물을 만들었다.
0517일 김치와 한끼모임. 틈틈이에 짐 내려주고 오랜만에 마중도(마포중앙도서관) 산책. 마중도 간행물자료실은 언제나 좋음.
0518월 오일팔이다
0520수 오랜만에 비가 주룩주룩. 이 비를 맞고 작물들이 쑤욱쑤욱 자라길.
0522금 사고사고사고 주문하고 주문하고 주문하고. 살려고 사는 건지 사려고 사는 건지!
0525월 고속버스 타고 서산행. 요즘 우등고속 참 좋네. 편안히 기대서 한잠 푸욱 잘 수 있겠어.
0527수 수락밭 농사 멤버가 연 밭요가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널찍한 마루에 누워 하늘 보며 요가 하는 맛! 좋다. 귀가 활짝 열리면서 온갖 새소리 맹꽁이 소리가 들린다. 아!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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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요리작업자 김치가 매달 한끼모임에서 선보인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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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 봄의 끝이자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아름다운 연두색
계절에 만날 수 있는 제철식재료는 많지만 완두처럼 모양도 색깔도, 맛도 온전히 하나로 집중 된 식재료는 드물지 않을까 생각한다. 처음 입에 물었을 때는 ‘이게 무슨 맛이야’ 하다가 이어서 느껴지는 풋풋한 고소함과 달큰함이 있다. 올 여름이 가기 전, 완두의 완연함을 모두 느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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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01. 완두콩 냄비밥]
재료 쌀 2컵, 완두콩 0.5컵, 물 2.5컵
만드는 방법
- 쌀을 씻어 건져 20분간 체에 걸려 물기를 뺀다
- 완두콩을 씻어 건진다
- 냄비에 쌀과 물을 붓고 뚜껑은 덮지 않은 상태로 끓인다
- 밥이 끓으면 위아래를 주걱으로 섞은 뒤 완두콩을 올리고 약불로 줄여 15분간 끓인다.
- 불을 끄고 4~5분간 뜸을 들인다
- 밥의 위아래를 골고루 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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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조영선)_ 지리산 제철음식 장인 고은정 선생님에게 사사받았고, 매년 된장과 간장, 고추장을 직접 담가 숙성 중이다. 홍성, 전주, 통영, 홍천 등을 오가며 마크로비오틱 요리, 사찰음식, 발효음식(장과 김치)을 연구해 왔고, 지금도 매일 정성스런 제철밥상을 차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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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마네는 여성의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정서적 성장과 자립, 연대와 서로돌봄을 위한 비영리 네트워킹 플랫폼입니다. 여성 작업자들이 협업하여 2001년부터 글쓰기, 창작수업, 영상워크숍, 산책학교, 집담회, 전시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하고 있으며, 2023년 6월부터 성산동에 공유작업실 틈틈이를 열어 오솔, 짱아, 하리 세 명의 작업자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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