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1일 수락산 자락 퍼머컬처 공동체 첫 모임. 드디어 나도 과실수와 베리류, 다년생 허브와 나물이 공존하는 숲밭을 가꿀 수 있게 됐다. 밭 이름도 좋다. '바람길숲밭'
0304수 퍼머컬처로 나 살피기 중. 나의 주요 활동거점인 ‘Zone 0’ 이전에 ‘나 자신=Zone 00’부터 탐색한다는 발상! 좋다.
0305목 경칩. 온갖 동물과 벌레가 봄기운에 놀라 겨울잠에서 깨는 때.
0308 금 도봉산 우이령길 입구 고요한 원불교봉도수련원에서의 4박5일 마지막 날.
0310화 어느새 난 밭 부자가 됐다. 나를 농부로 만들어준 찬우물농장 8년차 ‘짱아의 작은밭.’ ‘별 규’자 이름의 두 자매 규정 규원이 일구는 복지리 ‘별별밭’. 멋진 여자들이 엄청 많은 퍼머컬처 공동체 ‘바람길숲밭’. 세 개의 밭, 나의 세계들.
0311수 청소하고 밥도 해 먹고 막걸리도 내려야 하는데 늦잠을 잤다.
0312목 농사친구이자 줌마네친구 현명과 수락밭 마실 중. 밭 뒤로 보이는 수락산 산세가 꽤나 웅장함.
0313금 감기가 왔나?
0314토 동료들과 다빈치브릿지라는 둥그런 나무다리를 만듦. 호박 오이 같은 덩굴작물을 올릴 예정.
0315일 강화군 화도면 해안남로 나즈막한 언덕 위, 퍼머컬처 키친가든 <나미브의 정원>에 왔다. 이곳 주인장 민쌤은 10년 전 강화로 이주해 밭과 평상 같은 거의 모든 것들을 손수 만들고 농사를 짓는다. 넉넉한 밭, 탁트인 하늘을 누리는 대신 방 하나 크기의 작은 나무 집에 산다. 자그마한 몸집에 손이 나보다 작고 흙은 맨손으로 만진다.
0316월 어제 만난 나미브정원 민쌤의 인스타를 보다 꽂힌 문장. —'인간의 노동력은 원칙적으로 대등하다'
0317화 오랜만에 발효학교. 7가지 누룩을 만들고 메주를 보며 된장 맛을 예측해 보고 재밌는데 어렵고.
0319목 고대하던 풀학교 개강. 춥고 단단한 겨울의 땅을 뚫고 나와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풀들로 만든 만찬을 먹고 풀 공부를 했다. 우선 먹고 시작하는 거 완전 내 스타일! 달래, 참냉이, 좁쌀냉이, 말냉이, 먹으면 굴맛이 나는(!) 참마리, 민들레, 소리쟁이, 개똥쑥, 보리뺑이, 지칭개, 선씀바귀, 뱀딸기, 주걱개망초. 다들 몸에 좋고 먹을 수 있는 풀이다.
0320금 지난 가을 꽃씨 알레르기로 나를 괴롭혔던 환삼덩굴! 그 환삼덩굴 잎으로 페스토를 만들면 아주 맛나다는 희소식. 두고봐라 환삼덩굴. 올해는 꽃피기 전에 다 먹어치울테다!
0321토 카톡창에 순식간에 두 자리 숫자가 떠서 보니 한 영리법인이 퍼머컬처 디자이너 민간자격증 업체로 등록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내가 아는 퍼머컬처는 삶의 방식이자 철학이자 실천의 과정인데 누군가는 그걸 자격증이라는 이름으로, 유망 일자리라는 이름으로 팔겠다고 한다. 삶의 철학과 온몸으로 배우는 공존의 기술에 ’자격‘ 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건 부당하고 불가능하다.
0322일 쇼, 럭비공님과 낙산 산책을 하고 쇼 지인이 참여한다는 테이블 인형극을 봤다. 연출자가 직접 만든 다양다종 인형들의 무대. 매력 있네 인형극!
0323월 어제 친구의 질문 “농사로 먹고 살 수 있어요?” 전업농이 아닌 이상 농산물을 팔아서 먹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돈을 많이 벌지는 않아도 농사로 먹고살 수는 있다. 거둔 것들로 일단 나를 먹이고, 소산물들을 나누는 일을 할 수 있다. 서로의 잉여작물을 교환하거나, 거운 식품과 가공품을 팔거나, 농사를 통해 배우고 터득한 기술과 생각들을 나눌 수 있다.
0324화 오랜만에 다시 삽질. 언니와 별별밭 수로를 정비했다.
0326목 목요텃밭일기 써야 한다 써야 한다… 뭐라도 써야 한다 써야한다.
0327금 오늘 빌린 책 <자연은 계산하지 않는다>(로빈 월 키머러 지음). 첫장을 펼치니 이런 문장이 나온다. —‘모든 번영은 상호적이다.’
0328토 오랜만에 바느질 데이
0329일 수락밭 시농제 날. 애지중지 담근 사과막걸리를 들고 갔는데 사람들이 다 맛있다고 한다. 또 만들어서 많이많이 나눠 먹어야지!
0330월 벌써 벚꽃이 만개했다고?
0331화 화요일은 별별밭 작업하는 날. 지난 여름 몰래 뭍어둔 앵두씨 화분을 들고 들고갔다. 감자를 심고 밭의 한 가운데 삼각고랑에 앵두새싹 4개를 옮겨 심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