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틈이 되는 어떤 순간, 장소, 존재들에 관한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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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와 서랍장
_김혜정(영화감독, 틈틈이 운영자)
새로 이사한 집에 소파와 서랍장이 들어오는 날. 실내자전거를 안방으로 옮겨 놓으니 거실이 훤하다. 물건 하나 없이 텅 빈 거실이 얼마 만인가. 처음이 아닐까. 함께 살던 아버지가 요양병원에 들어가신 뒤, 혼자 이사를 감행하며 수많은 물건을 버렸다. 30년 된 장롱부터 집안 곳곳에 아버지가 주워 모은 잡동사니들까지.
다 버리고 왔더니 당장 앉아 밥 먹을 식탁도 없다. 급하게 당근에서 식탁세트를 구하고, 망설임 끝에 같은 회사 제품으로 소파와 서랍장까지 질렀다. 장미맨숀 서랍장. 예쁜 이름이지만 평소라면 쓸모없다 했을 가구다. 이미 이삿짐들은 여기저기 보이지 않게 다 수납된 상황. 이대로 다음 이사 때까지 살면 그만 아닌가. 그동안 아버지의 물건들에 둘러싸인 공간에 익숙해져 있었다. 이사를 해도 포장이사로 짐을 옮겨 놓고 그대로 살았다. 집을 꾸민다는 개념 자체가 내겐 없었다. 그런데 이 집에서는 그러고 싶지 않다. 처음으로 마음에 드는 가구를 내 손으로 샀다. 배달 온 가구를 보니 생각보다 더 예쁘다. 그런데 낯설다. 광고 사진에는 가구 하나만 있어도 간지 나더만, 우리 집에 있으니 덩그러니 뭔가 썰렁하다.
내 방의 스탠드 조명을 가져다 놓고, 부엌 창가에서 키우던 허브 화분을 옮겨 왔다. 읽지도 않은 책 몇 권을 디피용으로 올려본다. 제주 선흘마을에서 오솔이 선물한 새 모양 모빌을 창가에 달고, 새로 들인 소파에는 쿠션을 놓았다. 여전에 마음에 차지 않는다. 바닥에는 따뜻한 러그를 깔면 좋겠고, 초록색 화분도 더 놓아야겠고… 나 물건 욕심 많았구나.
소파에 앉아 가만히 공간을 응시한다. 깊숙이 들어온 늦은 오후의 빛이 서랍장을 가로지른다. 마음 속에 작은 기쁨이 피어오른다. 이사한 집 사진을 보내줬더니 언니가 “니 취향은 이런 거였구나” 한다. 나는 굳이 아니라고 한다.
누군가 삶을 바꾸려면 공간을 바꾸라고 했던가. 이 집에서는 좀 다른 시도들을 하고 싶어진다. 시간이 없어서, 힘들어서, 어차피 달라질 게 없다며 외면하거나 방치했던 것들. 나의 공간을 가꾸는 것.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것. 나와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갖는 것.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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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프로그램 소식과 줌마네 회원 소식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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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9일, 영화감독 오솔(이숙경)의 첫 장편영화이자 베를린영화제 수상작 <어떤 개인 날>을 상영합니다. 특별손님으로 출연 배우 두 분을 모셨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바로 '이곳'을 배경으로, 비전문배우와 협업하여 한 편의 영화를 자립적으로 만드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감독과 두 배우가 함께 나눕니다.
[어떤 개인날] 상영 + 배우와의 대화
: 동네에서 자립영화 만들기
- GV|감독 이숙경, 배우 박미현, 박흥섭
- 일시|12월 9일 (화) 저녁 7시
- 장 소|틈틈이(마포구 성미산로 7안길 20, 1층)
- 정 원|15명 참가비|1만원 (줌마네회원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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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한끼모임 12월
연말 맞이 한끼모임이 12월 10일 수요일 열립니다. 우리 장으로 깊은 맛을 낸 된장소스덮밥과 상큼한 무생채, 말랑말랑 푸딩같이 부드럽게 넘어가는 칡생강음료까지! 제철밥상 고수 김치님이 추위를 이겨낼 보약 밥상으로 준비해주신다고 합니다. 틈틈이에서 따끈한 밥상 나누며 겨울 함께 맞아요.
- 일 시|12.10 수 PM 12시-2시
- 장 소|틈틈이(마포구 성미산로 7안길 20, 1층)
- 정 원|최대 12명 참가비|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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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데이 클래스 ‘목요글쓰기’가 11월 13일 열립니다. 잘 써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기꺼이 ‘쓰는 사람’으로서의 루틴을 만들기 위한 입문 수업. 애쓰지 않고 평온하게 일상의 한 조각을 글로 옮기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목요글쓰기 _ 원데이클래스]
- 안내자| 이숙경(오솔)
- 일 시|11월 13일(목) AM10:00~12:00
- 장소|틈틈이(마포구 성미산로 7안길 20, 1층)
- 정 원|12명 참가비|3만원 (줌마네회원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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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일담] 11.3 (월) 한끼모임
따사로운 햇살이 반짝추위를 녹이는 11월 첫 월요일, 틈틈이에서 한끼모임이 열렸습니다. 이번에도 제철요리 고수 김치 님이 정성스런 밥상을 차려주셨는데요. 은평구로 이사를 가셨는데도 한끼모임을 위해 멀리서 음식을 만들어 오셨고요. 농부 짱아가 차로 음식을 날라주고 직접 수확한 햇서리태도 제공했답니다.
11월의 요리 테마는 ‘콩’이었어요. 서리 맞아 더 맛있어진다는 서리태 콩이 이렇게 달고 고소한 줄 처음 알았구요, 비지찌개에 묵은지와 막장으로 간을 하니 감질맛이 남달랐답니다. 한올한올 손으로 찢어 만든 오징어채우엉볶음과 비지전은 손이 자꾸만 가는 반찬이었어요. 농부 짱아 @jjangayha의 아주작은 가게에서는 허브코디얼과 버터, 깍지콩과 허브차를 선보였는데, 오늘도 완판이었습니다. 상큼한 허브코디얼 다음에는 꼭 구매 성공하길!
이날의 한끼모임은 서로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도란도란 자연스레 이야기꽃이 피었습니다. 나희덕 시인, 맹수진 프로그래머, 선스토리 @sunstory_book 1인출판사 운영자님과 작가님, 환기미술관 @whankimuseum 도슨트로 일하는 써니데이, 여성환경연대 @ecofem_kwen 회원이자 곰손 @gomson_repair 운영자인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혜몽, 울림두레생협 @woollimdure 멤버 조르바, 틈틈이의 새 멤버가 된 동네 회원님까지. 멀리서, 또 가까이서 시간 내 오신 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 한끼모임은 열린 밥모임이에요. 틈틈이가 궁금하신 분, 김치의 손맛이 끌려서 오신 분, 오가는 길에 눈여겨 보다 오신 분들 모두 환영합니다. 한 달에 한번 밥친구가 되어 따뜻하고 정성스러운 식사를 함께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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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요리작업자 김치의
<비지찌개> 레시피
재료 (넉넉한 4인 기준) : 비지 250g, 찌개용 돼지고기 100g, 익은 김치(썰어서) 100g, 들기름 1~2큰술, 후춧가루 약간, 한식된장 1~1.5큰술, 대파 약간, 청양고추 1개, 소금 약간
만드는 방법
- 냄비에 돼지고기+ 들기름+후춧가루를 넣어 볶다가,
- 김치를 넣어 같이 볶는다.
- 재료가 잠길 정도만 물을 붓고 된장을 넣어 끓이다가,
- 비지를 살살 풀어 넣는다.
- 한소끔 끓으면 대파, 청양고추를 어슷 썰어 넣고 나머지 간은 소금으로 한다.
*비지를 넣을 때는 위에 살살 올려주듯 넣어요.
*마트에서 파는 된장이 아니라 한식 된장으로 해야 맛나요! 없다면 주변 생협매장에서 구입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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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앨범 [나이가] 신보
싱어송라이터 이주영과 시타가 함께하는 듀엣팀 ‘말없는라디오’가 10년 만에 싱글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낮은 기타 선율에 가만가만 대화하듯 주고받는 두 사람의 노랫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노래 ‘나이가’. “바빴던 하루, 허비한 하루,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부끄러웠던 어느 밤, 홀로 내 나이의 질감을 가만히 만져보는 시간이 올 때” 듣고 싶은 노래입니다. > 노래 듣기
- 나이가 / 말없는 라디오 / 보컬: 시타, 이주영 / 작사작곡: 이주영 / 기타: 시타 / 2025.10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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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X 나이듦] 주제특강
여성의 몸과 나이듦에 관한 특강, ‘인생 2막을 위한 시네마 레시피’가 11월 18일 마포여성동행센터에서 열립니다. 여성으로 나이 들어가는 삶은 어떨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는 자리입니다. 영화감독 오솔이 엄선한 영화 레시피를 만날 수 있는 기회예요. > 자세히 보기
<인생 2막을 위한 시네마 레시피>
- 안내자 : 이숙경(오솔) 감독
- 일시 : 2025.11.18(화) 오후 7시~8시30분
- 장소 : 마포여성동행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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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노동연구소 ‘소소’ 오픈
지난 10월 23일 성평등노동연구소 ‘소소’가 문을 열었습니다. 지금껏 여성연구소나 노동연구소는 있어도 ‘성평등 노동’에 특화한 연구소는 최초라고 하는데요. 통계, 정책으로만 성평등, 노동 의제가 소통되는 현실 속에서 "가려진, 여성 노동자들의 목소리, 지워진 삶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계속해서 떠들”고자 이영희 공인노무사와 한국여성노동자회 상임대표를 맡았던 임윤옥 활동가를 비롯, 각계의 연구자와 기자, 성평등 노동활동가들이 의기투합했습니다. ‘소소하지만 사소하지는 않은’ 공론장을 만들어갈 소소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 자세히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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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마네 회원들이 보내온 반가운 소식들, 소소하지만 괜찮은 시도들을 공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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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선흘포럼 방문 후기: "죽음은 삶의 대극이 아니라 그 일부로 존재한다"
_미도리(콘텐츠 크리에이터. 미디액트 다큐멘터리 제작과정 수료 중. 희수를 맞은 우에노 지즈코와 조한혜정 두 여성학자가 만나는 자리에 초대되어 오솔, 하리와 함께 지난 10월 21일~23일 제주 선흘마을에 다녀왔다)
이틀 사이 두 번의 문상을 했다. 80을 훌쩍 넘으신 두 아버지는 영정 사진에서만큼은 아픈 모습이 없었다. 장례식장 모퉁이에 앉아 3주 전 제주에서 만난 두 명의 여성을 떠올린다.
올해로 나란히 77세를 맞이한 조한혜정 선생님과 우에노 지즈코 선생님. 제주도 조천읍 선흘리의 조그마한 공동체 공간에서 희수 잔치가 열렸다. 두 분의 귀여운 댄스가 막 시작될 무렵. 나와 오솔, 하리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두 여성을 보며 연신 흐뭇하고도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정하지만 요란하지 않은 잔치가 제주도의 밤을 채웠다.
10월 21일부터 3일간 이어졌던 이번 모임의 공식 명칭은 ‘2025 선흘 포럼 - 만물이 서로 돕는 세계’다. 두 여성학자가 2003년부터 열 달간 주고받은 편지를 담은 책 『경계에서 말한다(일본판 제목: ことばは届くか 말은 가 닿을까)』, 이를 2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펼쳐보며 돌봄과 연대를 이야기하는 자리다.
두 번의 오픈 포럼과 두 번의 소모임이 기획되었고, 각자의 영역에서 여성주의를 공부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모여 삶과 죽음, 공동체와 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익숙한 얼굴도 있었고 궁금했던 얼굴도 있었다. 아픈 가족들을 돌보며 죽음을 지근거리에서 목격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고, 누구에게 의탁하지 않고 온전히 개인으로서 자신의 죽음을 맞이하고자 차근차근 준비하는 사람도 있었다.
삶과 죽음은 언제나 뒤섞여 있다. 세계와 어떻게 접속하고, 또 그 세계와의 마지막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를 제주에 있는 내내 생각했다. 어차피 지금이 쌓여 내일이 되고 또 마지막으로 이르는 길이 되는 것. 나는 그저 내가 하고자 하는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그것을 묵묵히, 즐거이 행할 뿐이다.
> 2025 선흘포럼 블로그
*틈틈이에서는 올해 겨울 우에노 지즈코의 저서 '돌봄의 사회학'을 함께 읽는 모임을 기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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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의 세 작업자 오솔 하리 짱아가 줌마네와 틈틈이의 근황을 일지형태로 공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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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목 지금 사는 집에서 2년 더 살기로 하고 계약서를 갱신했다.
1024 금 김포공항 국내선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 건 보다 보다 처음 봄. 돌아올 때 제주공항도 마찬가지. 우에노 지즈코의 책 ‘돌봄의 사회학’을 틈틈이에서 함께 읽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혼자서는 못 읽을 두께. 올해 초, 한 달에 한 번 집을 떠나 머무는 여행을 하기로 했고, 거의 그렇게 한 해를 보내는 중이다.
1025 토 망원동 커넥티드블랭크 쇼룸에서 91세 어머니가 생애 첫 침대를 고르는 모습을 남동생과 함께 지켜보았다. 환갑이 넘은 딸과 곧 환갑이 다가오는 아들이 91세 엄마의 독립생활을 지원하는 중. 아버지는 혼자 거동이 불가능해진 후 1년 반 엄마의 간병을 받으며 지내다 추석 지나서 요양원으로 거처를 옮겼다. 아버지를 요양원으로 보낸 후 어머니는 65년 만에 수발을 들어야 할 사람이 없는 집에 혼자 머문다.
1026 일 2만 보 넘게 걸었다. 노을공원까지 이어지는 메타쉐콰이어 길을 걷는데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 없이 걸을만 했음.
1103 월 손뜨개 모자들이 쌓여간다. 몇 개를 다음 한끼 모임 때 내다 팔아볼까?
1105 수 한끼모임 때 만난 나희덕 시인과 12월에 시읽는 밤, 원데이를 틈틈이에서 열기로 했다. 날짜 조율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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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목 이사를 했다. 25년간 살아온 관악구를 떠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향동 주민이 되었다. 지하철이 없는 곳에서 버스 생활자로 사는 것도 오랜만이다.
1022 수 제주 선흘마을 방문 중. 일정 사이에 시간을 내 오솔과 함께 동백동산 숲속에 있는 카페에서 작업을 했다. 나무와 바람과 새소리 속에 둘러싸여 잠시 시간이 멈춘 듯했다. 이렇게 몇 달 지내면 좋겠네.
1029 수 오랜만에 예전 회사 선배를 만나러 갔다. PC통신 시절 잡지를 만들던 선배들이 이제는 AI와 씨름 중이다. 그간의 세월과 세상의 변화가 함께 느껴져, 왠지 서로 짠하다.
1102 일 오솔과 함께 노을공원을 걸었다. 하늘공원 입구 계단에서 옆으로 빠져 길게 뻗은 메타쉐콰이어 길을 걷다 보니 노을 공원 입구다. 못 보던 암벽등반 공간과 카페가 생겼고, 삼삼오오 캠핑족을 실은 맹꽁이차가 드문드문 다닌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 대신, 옆으로 난 샛길을 걷는다. 낙엽 사이로 햇살이 비추는 산책길은 인적이 없다. 날씨도, 길도, 함께 걷는 사람도 좋은 일요일.
1103 월 한끼모임 날. 짱아가 수확한 서리태로 김치가 밥을 지었는데, 반찬 없이 밥만 먹어도 꿀맛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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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월 밤 9시 또문 유이의 초대로 시작하게 된 달낭독모임을 했다. 매주 월요일 한시간씩 낭독을 한다. 지난 주로 <어머니 나무를 찾아서>를 끝내고 오늘부터 새로 읽는 책은 <생명의 벗, 약초>.
1021 화 오전에 우보농장에 볏단을 얻어서 양주 밭으로 옮겨왔다. 귀하디귀한 토종벼 볏단으로 고이고이 어린 채소와 이랑을 덮어 주었다.
1022 수 엇그제 발매한 말없는 라디오의 '나이가’를 들었다. 좋아서 10번도 넘게 리플레이했다. 그래, 이 나이에 시작해도 늦지는 않았어.
1023 목 느즈막한 오후에 집 앞 작은밭에 갔다. 어영부영 뭔가를 정리하고 막 일어나려는 순간, 아픈 친구의 남편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 사이 밭에는 어둠이 내렸다.
1025 토 강화도 큰나무캠프힐. 퍼머컬처 디자인 수업 종강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달 수료식 때 조별로 발표를 준비해야 하는데, 우리조 과제는 퍼머컬처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 어렵다. 뭐든 쉽겠냐만은.
1028 화 상도동에서 산뽀뽀 모임. 앞으로 더 자주 만나기로 했다.
1030 목 늙은 호박과 몇 뿌리 남아 있던 토란을 거뒀다. 모두 사라지기 전에 여기저기 호박꽃과 어린 호박잎도 따왔다. 비름나물은 한데 모아 언니를 주고. 난 아직 생생한 세이지 어린잎들을 땄다. 세이지 마늘버터 만들어야지.
1031 금 요 며칠 피곤했나? 입술 옆에 물집이 생길랑말랑.
1103 월 틈틈이 한끼모임. 내가 수확한 서리태로 김치가 밥을 해주었다. 자르르 윤기가 나는 콩밥. 달콤하고 구수했다.
1105 수 파, 호박, 가지, 감자, 쌈과 샐러드채소, 나물류, 수세미, 음료와 차로 쓰이는 각종 허브들. 사지 않고 자급하는 품목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걸 보면, 자급도 돈 버는 일인 거 같다. 나의 먹고살기 경제에서 농사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1108 토 어제는 장례식장, 오늘은 친구의 산소에 다녀왔다. 내일은 아픈 친구와 산책을 하기로 했다. 삶과 죽음이 등을 맞대고 있다는 걸 예전엔 왜 몰랐을까. 사는 동안 행복하게 잘 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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