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7 화 목욕탕에서 동네 화가언니를 만났다. 여름이 왔으니 틈틈이에서 부채에 그림그리는 수업할까요? 했더니 그거말고 열무김치 담그는 수업을 하고 싶단다. 하기로 함.
0508 수 뜨개질 모임 때 나는 뜨개질은 하지 않고 김민기 노래를 틀었다. 그사이, 아름다운 사람, 봉우리… 경미가 직접 쑥을 캐서 만든 쑥절편을 먹으며 뜨개질하는 짱아, 하리, 꽃바람, 경미를 바라보았다. 우리가 함께 오르고 내린 봉우리가 몇 개 였을까? 김민기가 만든 노래 봉우리를 들으면서 가끔 운다.
봉우리
사람들은 손을 들어 가리키지
높고 뾰족한 봉우리만을 골라서
내가 전에 올라가 보았던
작은 봉우리 얘기 해줄까
봉우리 지금은 그냥 아주 작은
동산일 뿐이지만 그래도 그때 난
그보다 더 큰 다른 산이 있다고는
생각지를 않았어
나한테는 그게 전부였거든
혼자였지
난 내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었던 거야
너무 높이 올라온 것일까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일까
얼마 남지는 않았는데
잊어버려 일단 무조건 올라보는거야
봉우리에 올라서서 손을 흔드는거야
고함도 치면서
지금 힘든 것은 아무 것도 아냐
저 위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 잘텐데 뭐
허나 내가 오른 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 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저기 부러진 나무등걸에
걸터 앉아서 나는 봤지
낮은 데로만 흘러 고인 바다
작은 배들이 연기 뿜으며 가고
이봐 고갯마루에 먼저 오르더라도
뒤돌아 서서 고함치거나
손을 흔들어 댈 필요는 없어
난 바람에 나부끼는 자네 옷자락을
이 아래에서도 똑똑히
알아 볼 수 있을테니까 말야
또 그렇다고 괜히 허전해 하면서
주저앉아 땀이나 닦고 그러지는 마
땀이야 지나가는 바람이 식혀주겠지 뭐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같은 것이 저며 올때는
그럴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구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 가는
여기 숲속의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0511 토 아침에 틈틈이 인스타에 스토리를 하나 올렸다. ‘집학교 개강 준비로 틈틈이는 열일 중’이라고.
0512 일 양수역 세미원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덕소역에서 내려 로리네 집에서 차를 마셨다.
0520 월 아침작업실을 2주 째 안나가고 있다. 하리가 꾸준히 지키고 있다. 아침작업실에도 가고 아침 산에도 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0522 수 여성영화제 후원의 밤에 경미, 짱아, 쇼가 당일 스태프로, 하리와 오보는 자원활동(?)으로, 꽃바람은 현재 사무국장이고, 써니데이는 후원의 밤 PM으로 함께 했다. 로리도 왔고 럭비공, 절미, 민들레도 만났다. 혜몽은 테라스와 현장 조명을 맡아주었고.
0530 목 로리와 꽃바람이 함께 일했던 성평등활동지원센터의 마무리 행사가 있는 날이다. 틈틈이 앞 꽃집에서 꽃다발을 만들었다. 흰색과 연보라 들꽃 한다발이 완성되었다. 짱아, 하리와 함께 행사장에 가서 로리와 사진을 찍었다. 마무리와 새로운 출발을 축하해! ps 일찍 행사장을 나와 들른 커피집에서 씩씩이도 만났다.
하리
0501 수 오늘은 메이데이. 허브를 심었다. 이번에는 죽이지 않고 잘 키울 수 있기를.
0503 금 낮에 줌마네 1기 드림 님과 딸 방문. 요새 손뜨개를 하다 보니 예쁘게 뜬 조끼와 가방에 자꾸 눈길이 간다.
0504 토 다음세대재단 제안서 작업중. 추진배경과 커리큘럼 초안 완성이 목표였는데 자료만 찾다가 하루가 갔다.
0506 월 시간에 쫓길수록 더 제대로 소통해야 한다는 오늘의 교훈. 다음세대재단 제안서 마감은 바로 내일 아침 10시.
0507 화 아무튼, 마감. 저녁에는 책수집가 수업. 하루가 참 길다.
0508 수 루꼴라 싹이 났다. 손뜨개모임 두 번째. 그새 다이소 실로 텀블러 가방을 떴다가 대실패. 실을 풀어 티코스터 다섯개 만들었다.
0509 목 책수집가 홍보 빨리 해야 하는데. 포스터 만들기 항상 어렵다.
0510 금 이번주 아침작업실은 나혼자. 한번 흐름이 흐트러지니 다시 잡기 쉽지 않다.
0514 화 광주 이세진 피디님이 꽃을 보내주셨다. 틈틈이 단골 김다온양이 꽃 사진을 골라주었다. 김치담그기 원데이 강사로 초빙한 동네 들꽃화가 유원님이 열무김치와 오이소박이를 가져다주셨다.
0517 금 현옥에게 인생책을 받았다. [불안의 서] 제목만으로도 시선이 간다.
0519 일 인생책 수집을 위해 조제 집을 방문. 오랜만에 조제표 타로를 보다. 언니네에서 용하기로 소문났던 그 실력, 죽지 않았네.
0521 화 책수집가 5회차. 소피는 오는 길에 발을 삐끗해 줌으로 참석. 전시 준비를 다들 알아서 착착 잘하고 있다. 나만 잘하면 되는구나…
0522 수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후원의밤 참석. 줌마네 사람 여기 다 있네.
0524 금 아무튼, 오픈. 당신의 인생책.
0526 일 전시 마지막 날, 흐리고 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와주셨다. 책수집가 과정으로 시작해 약 한 달간. 압축적으로 함께 작업하고 가까워진 시간. 이 기운을 이어갈 수 있기를.
0528 화 아침작업실은 당분간 화목 이틀간만 열기로. 호흡조절이 필요하다.
0529 수 언제 5월이 다 간 거지?
0531 금 김치담그기 워크숍은 강사님 사정으로 다음 기회에
짱아
0501 수 오늘은 틈틈이 401호 첫 프로그램 허브심기가 열리는 날. 강사 현명이 모종을 한아름 싣고 왔다. 8명이 옹기종이 무려 7종의 허브를 심었다.
0502 목 아침작업실 첫 참석. 그러나 1시간 7분 지각. 자유로 차 안에서 머릿속으로 제안서를 썼다 지웠다 책수입을 했다 말았다 온갖 걸 다하며 왔다.
0503 금 오늘 건진 한마디 ‘뭐든 직접 해봐야 안목이 생긴다’ by 정민아
0506 월 출근하며 ‘웬일로 길이 안 막히네!' 하고 생각해보니 오늘은 대체휴일.
0507 화 아침 10시(3분?) 드.디.어. 다음세대재단 제안서 발송.
0508 수 피곤하긴 한가보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과 머리가 후덜덜.
0509 목 어제 경미가 준 쑥절편 도시락을 싸서 밭으로 출발. 밭일하다-차안에서 여성재단 줌 워크숍 참여-다시 밭일-드디어 모종심기 완료. 오후 5시 첫번째 책수집하러 파주로 출발. 정금자쌤이 밑줄치고 모서리를 접으며 읽은 귀한 책 한권을 건네주셨다.
0513 월 풀릴듯 풀릴듯 안 풀리는 건 집중하지 않아서 인가.
0514 화 오랜만에 4층 작업실 일박. 늦잠자고 화단에 물주고 테이블과 파라솔도 펼치고... 오늘도 아침부터 참 덥구나.
0516 목 집쓰기 작업 같이할 뉴페이스 디자이너와 미팅. 딱 예상했던 모습의 멋진 분이 나타났다. 그리고 밤새 메일을 3번 주고 받았다. 요즘 청년 작업자들은 속도가 참 빠르다... 아니다.. 내가 느려진 건가?
0520 월 집쓰기워크숍 관련 모호연 님과 미팅. 호연님은 자기를 ‘쓰고 고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0522 수 "뿌리는 하늘이 내려주는 것 같아요" 아침에 옥상에서 만난 2층 심마의 한마디가 계속 맴돈다.
0523 목 나의 책수집 프로젝트 작업노트를 이제야 쓰고 있다. 별말 아니지만 진심이다.
0524 금 아침에 밭에 갔다가 루꼴라, 부추, 돌미나리, 차이브를 조금씩 뜯어 왔다. 전시기념으로 책수집가들에게 나눠줘야지!
0525 토 전시중에 미팅 2개 강행. 줌미팅으로 만난 지수는 한동안 몸이 돌아가며 아팠다고 한다. 건강이 최곤데 건강을 지키기가 참 힘든 세상이다.
0526 일 전시가 아주 북적북적한다. 내가 수집한 3권의 책도 모두 새주인을 찾아갔다.
0527 월 작업실 커튼을 바꿔 달았다. 겨우내 달고 있던 녹색 커튼은 혜몽에게 얻은 것이고 새로 단 아이보리 커튼은 아사에게 주문제작해 줌마네에서 사용하던 걸 내가 중고로 구입했다. 두개의 커튼이 나의 사계절을 지켜주고 있다. 오후 3시 집쓰기 홍보 관련해 별집의 전명희님, 파이퍼 편집장님을 만났다.
0528 화 생각할 시간이 너무 없어서 일부러 전철타고 걸어걸어 출근. 오다가 편의점에서 하나에 1,500원짜리 홍삼액기스 3개를 샀다.
0529 수 아침 10시. 집쓰기 특강강사 손희정 님과 줌 미팅. 손쌤의 이번 강좌제목은 ‘손상된 행성에서 나에게 맞는 집을 찾는 다는 것’
0530 목 꽃바람 차를 타고 성평등활동지원센터의 마지막 포럼에 다녀왔다. 6년 전 개소식 때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0531 금 하늘이 그림같이 파아랗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