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소소하지만 괜찮은 시도들을 배달합니다 줌마네와 틈틈이 맴버들의 소소하지만 괜찮은 시도들을 공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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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손뜨개
하리의 손작업 여행
안녕하세요. 틈틈이지기 하리입니다. 쌀쌀한 바람이 부는 요즘, 다들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저는 요새 코바늘 손뜨개에 꽂혀 있어요. 스스로 생각해도 참 뜬금이 없는 게, 저는 손으로 하는 작업에는 관심이 1도 없던 사람이에요. 학생 때는 가정/가사 과목을 제일 싫어하기도 했고요. 손바느질은 삐뚤빼뚤 홈질이 시침질로 변하고, 단추를 달면 금세 덜렁덜렁. 자를 대고 선을 긋거나 줄이 쳐진 노트에 글씨를 써도 항상 비뚤어집니다. 줌마네에서 열렸던 몸빼바지 만들기, 수세미뜨기, 손바느질, 수놓기 등등의 워크숍도 취향 아니라며 모두 패스. 그냥 잘 만들어진 제품을 구매하면 되지 굳이 왜 직접?
그러던 제가 손뜨개를 시작한 계기는 올해 4월에 열렸던 틈틈이 손뜨개 모임이었어요. 복잡한 머리 비우자며 시작한 모임에 어쩌다 끼어들었고, 바늘 잡는 법도 모르는 왕초보가 손뜨개 고수 꽃바람과 경미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못난이 패턴 하나를 완성했죠. 어? 코바늘 하나로 뭔가 되긴 되네? 남은 실로 컵받침 몇 개 만들었더니 제 안의 야심가가 슬그머니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뜨개실 가게에서 보았던 여름 모자가 아른거리고, 유튜브에 올라온 '6시간 완성 네트백 따라하기'가 만만해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티코스터, 여름모자, 스퀘어백, 네트백, 버킷햇... 미완의 뜨개질 목록이 점점 늘기 시작했습니다. 만만한 다이소에서 실을 사모으고, 뜨개질보다 유튜브와 핀터레스트 알고리즘에 더 많은 시간을 쏟으며 여름을 보냈죠.
돌이켜보니 지난 여름은 손작업이라는 새로운 세상으로 잠시 여행을 다녀온 것도 같아요. 뭔가를 이루겠다는 생각도, 정해진 시간도 없이 무념무상 누군가의 안내를 따라 한땀한땀 뜨개질을 하다 보면, 어느새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차곡차곡 눈앞에 쌓여갑니다. 그 과정이 의외로 소소한 기쁨과 위안을 주더라고요. 덕분에 코로나로 집콕하던 때도, 휴대폰에 눈콕하던 지하철에서도, 실과 바늘을 잡고 좀더 보람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병렬식 작업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가방과 모자도 계속하다 보니 하나둘씩 완성이 되네요.
사실 내 손으로 직접 만든 물건이라고 더 특별하게 느껴지진 않아요. 제대로 된 작품을 완성하겠다 생각했으면 스트레스 받아 금세 포기했을 것도 같고요. 다만, 매일매일 손을 움직여 뭔가를 만들어가는 시간의 충만함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어느 작업자의 인스타에서 본 '일상을 다듬는 작은 기술'이라는 문구가 문득 떠오르네요.
'그동안 뭐했나' 병이 찾아올 때, 눈에 보이는 작은 성취가 절실할 때. 저처럼 틈틈이 손작업 어떠신가요? 꼭 손뜨개일 필요도 없죠. 하나하나 손으로, 몸의 감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과정을 완성해나가는 기쁨을 일상 속에서 찾아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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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람쥐 이웃 농부들이 농사지은 채소와 과일로 만드는 건강한 잼과 채소절임, 우리밀 제과류를 판매하는 양수리 작은 식료품점. 다 쓴 달력과 잡지, 직접 만든 스탬프를 활용해 포장지까지 수작업으로 만든다.
- 수리상점 곰손 망가진 우산부터 고장난 휴대폰, 깨진 그릇, 구멍난 옷까지. 손작업으로 우리 일상의 물건들을 창의적으로 재사용, 재활용하는 리페어카페.
- 이다 손글씨와 손그림만으로 만드는 100% 핸드메이드 여행책 '내손으로' 시리즈의 작가. <내 손으로, 치앙마이> 등에 이어 신간 <내 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을 펴냈다.
- 구름 대밭에서 직접 고르고 수확해온 대나무를 쪼개고 다듬고 엮어서 바구니를 만드는 작업자. 유튜브에서 죽공일지를 운영 중이다.
- 바늘이야기 뜨개질 실/용품 전문 판매숍. 넓은 매장 가득한 색색의 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솔한 곳. 실을 사면 견본으로 전시된 모자, 가방, 니트 등의 도안을 함께 얻을 수 있다.
- 김대리 유튜브 손뜨개 동영상 중 가장 직관적이고 따라하기 쉬운 채널. 차분하면서도 좀 웃긴 김대리 목소리도 재미요소.
- 다이소 수예용품 코너: 단돈 천원에 뜨개실부터 바늘, 부속품까지 있을 거 다 있어 손뜨개 초보들에게 안성맞춤
- 핀터레스트: 전세계 뜨개질 고수들의 아름다운 손뜨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이미지기반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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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프로그램 소식과 줌마네 회원 소식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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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영화보기] 다큐멘터리 <왕자가 된 소녀들> 상영
10월의 마지막 날, 틈틈이에서 영화보기 모임이 열립니다. 함께 볼 첫 영화는 <왕자가 된 소녀들(2013년)>. 화제의 드라마 '정년이'보다 10년 먼저 여성국극을 다룬 다큐멘터리고요, 틈틈이지기 하리(김혜정)가 연출을 맡은 작품이기도 합니다(네, 감독과의 대화도 있습니다). 회원들을 위한 [틈틈이 영화보기] 모임은 앞으로도 매월 마지막주에 정기적으로 열릴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일시: 10월 31일(목) 저녁 7시-9시반
장소: 틈틈이(마포구 성산동 246-10)
참가비: 1만원 (회원 무료) 정원: 15명(선착순 마감)
참가신청: 틈틈이 인스타 tmtmie DM
펨텍톡 5호 입고
‘여성을 위한 열린 기술랩’에서 발간하는 기술비평진(Zine) 『펨텍톡(FEM TECH TALK)』 5호가 틈틈이에 입고됐습니다. 이번 호의 주제어는 ‘감정 Unlabelable Senses’입니다. @womanopentechlab 프로필 링크로 사전 신청하거나 틈틈이에 오셔서 QR로 신청하면 무료 수령 가능합니다. 과월호는 펨텍톡 2호가 소량 남아 있습니다. (매주 화-금 2-7시 수령 가능)
[나에게 맞는 집찾기展] 앙코르 상설전시
지난 7월 열렸던 [나에게 맞는 집찾기展]의 앙코르 상설전을 매주 수목금 오픈합니다. 조용한 틈틈이 공간에서 '현실적인' 누군가의 집에 관한 고민과 경험이 담긴 기록들을 읽고, 전문가의 실용안내서를 찬찬히 살피고, 나를 위한 집찾기 키워드를 찾아 써보는 체험형 전시입니다. 집으로 돌아가 자신의 집 이야기를 기록할 수 있도록 ‘(집)쓰기’ 템플릿도 제공합니다. 사전에 원하는 시간을 미리 신청하시면 참여 가능합니다.
일시: 매주 수목금 PM 2시-7시 (오픈일: 10.10 목)
참가비: 1만원 (회원 5천원) / (집)쓰기 템플릿 제공
사전예약: ➜ 신청서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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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집학교에서 우리가 발견한 것들
-숲과나눔 <삶을 위한 도시> 4차 포럼 발표 후기
글: 짱아(줌마네/틈틈이 공동운영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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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위한 도시> 포럼에서 틈틈이 집학교 발표하고 왔어요!
지난 9월 25일 (재)숲과나눔에서 주최한 <삶을 위한 도시> 4차 포럼에 패널로 초청받아 줌마네X틈틈이 운영자 오하짱이 다녀왔습니다.
처음 주최 측에서는 올해 열린 <틈틈이 집학교>의 이야기를 요청했지만, 프로그램 기획자인 오하짱 입장에서는 그렇게만 풀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2019년 ‘집’이라는 뜨거운 화두를 손에 들고 '과연 이 일을 시작해도 될까?' 고민하던 순간부터 세 번의 집담회와 옴니버스 기획전 <구경하는 집>의 풍경, 그리고 올해의 <틈틈이 집학교>가 있기까지. 지난 6년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거든요.
'집=돈'인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거처로서의 집을 상상하고 만들어 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이 작업들은 한계 속에서도 자기다운 삶을 구축하고자 시도해온, 어느 집 누군가들의 경험과 질문, 장면과 자각의 순간들이 쌓이며 하나둘 풍성해졌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이 쌓일수록 '누구나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집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당연한 가치들이 구체적인 나의 경험과 연결되며 더욱 선명해졌어요.
발제 담당자 짱아는 며칠을 고심하며 PPT를 준비했고, 결과적으로는 할말이 너무 많아 발표시간 20분을 훌쩍 넘기며 시간관리에 실패했지만. 덕분에 지나온 6년의 작업과 그 안에서 우리가 건져올린 중요한 발견들을 나눌 수 있었어요.
여기에 틈틈이의 이웃 거주자인 #장혜영 전 의원, 줌마네의 든든한 회원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지수님, 이번에 새롭게 연결된 <#어쩌면 사회주택> 저자 최경호 님, 그리고 숲과나눔의 두 캠페이너 분들과 함께 변화하는 가족의 모습과 집, 세입자의 권리, 사회주택을 주제로 생각들을 나누며 이야기들은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덕분에 줌마네는 ’우리'들의 '집'에 관한 경험과 시도, 자원들을 서로 연결하고 나누는 일을 계속하게 될 것 같습니다.
올해 <틈틈이 집학교>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궁금하다고요? 지난 7월에 열었던 <나에게 맞는 집찾기展> '앙코르 상시전시'를 10월 10일부터 매수 수목금 재오픈합니다. 원하는 시간에 미리 신청하고 올 수 있으니 관심있는 분은 위의 전시 안내를 참고해 주세요.
➜ 짱아의 포럼 발표자료 보기
➜ 숲과나눔 <삶을 위한 도시> 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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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어송라이터 이주영 회원이 여성국극제작소 <화인뎐>을 통해 여성국극 배우로 첫 대뷔 무대에 오릅니다. 화가 김홍도를 주인공으로 극작, 연출, 작창 모두 여성국극계의 실력파들이 참여한 작품이라고 하네요.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에서 10/25(금), 26(토) 단 2회 공연 예정입니다. 신인 여성국극 배우 이주영 회원의 미니인터뷰를 보려면 여기로
- 문화연구자이자 서울여대 교양대학 교수인 김신현경 회원이 공저자로 쓴 두 권의 책이 발간되었습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패러다임을 논하며 탈식민 페미니즘 관점에서 11명의 페미니스트가 치열하게 토론하며 쓴 책 <'위안부',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휴머니스트)>, 그리고 현대사회 폭력의 실태를 폭넓게 다룬 신간 <폭력개념연구(모시는 사람들)>입니다.
- 여성 요트 레이싱팀 ‘팀레이디스’ 멤버로 활동 중인 젠더 연구자 이현옥 회원이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여수에서 열리는 '2024 코리아세일링챔피언십' 대회에 출전합니다. 2015년에 창단한 ‘팀레이디스’는 국내 유일의 여성 아마추어 요트팀이라고 하는데요. 남자부, 여자부 구분이 없는 요트대회에서 항상 순위권에 오를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으며 맹활약 중입니다.
- 영화감독 강유가람님이 연출한 <럭키, 아파트>(2024)가 10월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럭키, 아파트>는 <이태원>(2019), <우리는 매일매일>(2021)에 이은 강유가람 감독의 세 번째 장편이자 첫 장편 극영화인데요. 전주국제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등에 선보이며 여성-노인-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다층적으로 다뤘다는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럭키아파트 티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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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의 세 작업자 오솔 하리 짱아가 줌마네와 틈틈이의 근황을 일지형태로 공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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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수 추석연휴 마지막 날. 망원역 한의원에 침 맞으러 왔더니 대기 30분 이상. 오늘 침 안 맞으면 허리가 내일 더 아플 예정이라 대기 중이다. 드드드드 옆에 안마기로 등허리 지지는 분, 탁탁탁 물리치료 받는 소리, 두런두런 수다 목소리. 여기 원장님은 침을 하나 놓을 때마다 “괜찮지요? 아프지 않나요? 아프면 말해요, 괜찮지요? 안 아프죠?” 하며 말을 걸어준다. 첨엔 귀찮았고, 뭐지 했는데 갈 때마다 그러는 거. 누구에게나, 항상 다정한 말투로 침 하나에 위로 한마디를 건네는 마음이 대단하고 고맙다. 그래서 오늘은 “네 괜찮아요, 안 아파요.” 마음을 담아 대답했다.
0929일 어제에 이어 이틀 연속 서울아트시네마행. 폴란드 여성감독 특별전 관람+정동가을산책 중. 저녁에 1948년생 폴란드 여성감독 아그니에슈카 홀란드가 1981년에 제작한 영화 ‘외로운 여인’을 봤다. 오전엔 대중탕 온탕에서 오래 목욕했다. 여행지에 머무는 느낌의 하루가 지나고 있다. 귀가하는 밤버스 풍경마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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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목 덥고 습하고. 날씨가 너무하네.
0923월 병원 정기검진 날. “갑상선 수치 나쁘지 않으니 신지록신 용량을 올려보죠.” 아니 선생님? 수치 괜찮다면서요?
0926목 여성국극을 다룬 드라마 ‘정년이’ 방영을 앞두고 다큐 <왕자가 된 소녀들(2013년)>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국극 배우 선생님들 아직 활동하실 때 모습을 담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틈틈이에서도 상영회 한번 열어야겠네.
0930월 일주일마다 지원서 마감 하나씩. 언제나 아슬아슬 마감시간 세이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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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월 오랜만에 오하짱 전원이 모여 주간회의 진행. 틈틈이는 요즘 올해의 남은 두 계절과 내년도 살림살이를 어떻게 꾸릴지 고심 중이다.
0911수 작년 돌봄 집담회에서 알게 된 ‘여성들을 위한 열린기술랩’ 유진 님이 보내온 기술비평진 <팸텍톡> 5호가 도착했다. 첫 장을 여니 집쓰기 워크숍 참가자였던 다솜 님의 글이! 반갑다. 표지 디자인은 지난 번 포스터 작업한 유리님이 했을 테고. 짐작치 못한 경로들로 연결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0912목 안경렌즈 교체. 노안과 난시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급체력저하로 내일은 화한의원 방문 예정. 50대의 몸은 조금 고달픈 듯.
0925수 실로 오랜만에 강남이란 곳에 왔다. 정확히는 양재역. 8차선 도로와 큰 건물들이 있는 풍경. 점심은 패스트푸드점 스타일 김밥집에서 키오스크로 주문해 먹었다. 식사 후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카페에서 ‘숲과나눔’ 포럼 발표 전 잠시 숨고르기. 한때는 나도 이런 건물 안에서 일을 했는데… 그러고 보니 10여년 사이 나를 둘러싼 장소와 풍경이 정말 많이 달라졌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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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마네는 여성의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정서적 성장과 자립, 연대와 서로돌봄을 위한 비영리 네트워킹 플랫폼입니다. 여성 작업자들이 협업하여 2001년부터 글쓰기, 창작수업, 영상워크숍, 산책학교, 집담회, 전시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하고 있으며, 2023년 6월부터는 성산동에 공유작업실 틈틈이를 열어 오솔, 짱아, 하리 세 명의 작업자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줌마네 회원이 되시면 줌마네와 틈틈이의 모든 프로그램과 소모임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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